作者:
永福一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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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松本大洋
<핑퐁> <철콘 근크리트> 등 이제는 국내 독자들에게도 대표적 작가주의 만화가로 인정받고 있는 마츠모토 타이요가 처음으로 그려낸 시대작이다. 규칙 없이 삐져나온 꿈틀거리는 선이 그려내는 에도시대는 과연 어떤 느낌일까?
<죽도 사무라이> 는 마츠모토 타이요의 만화세계에 있어 선배이자 동반자인 에이후쿠 잇세이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이는 곧 마츠모토 타이요가 그간 스토리에 있어 다소 잔뜩 힘이 들어가 있다는 평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그림에 매진할 수 있는 토양이 되었고, 그 결과 <죽도 사무라이> 의 그림 완성도는 이제까지 그가 보여준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뛰어나다.
● 거장의 극찬이 쏟아진
일본 문화청미디어예술제 만화부문 우수상 수상작!
『죽도 사무라이』는 일본 문화청에서 주관하는 미디어예술제에서 만화부문 우수상(2007)을 수상한 작품이다. 일본 전통의 화풍을 만화적 느낌으로 잘 살려낸 것은 물론, 이제까지의 시대극들이 다소 주입식으로 에도 시대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것과는 달리 마치 독자로 하여금 에도 시대에 작품 속 등장인물들과 함께 생활하는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해낸 것이 주효하였다. 이 작품의 원작자인 에이후쿠 잇세이는 수상소감에서 “우연의 연속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보다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표방하는 작품이다”라고 밝혔는데, 이는 날카로운 칼 대신 죽도를 차고 다니는 주인공 세노 소이치로의 이야기가 강렬하게 대비되어 빛나게 되는 배경을 제공한 셈이다. 그리고 그 위에 붓과 먹으로 그려진 마츠모토 타이요의 그림이 얹어짐으로서 가장 완벽한 에도 시대, 아니 시대극 만화가 탄생하게 되었다.
● 1권 스토리 요약
때는 에도시대. 현재의 연립주택 격인 나가야에 입주하게 된 떠돌이 낭인 세노 소이치로는 돈이 없다는 명목으로 아끼던 검 쿠니후사를 팔아버리지만, 이는 사실 피비린내 나는 자신의 엄청난 검술을 자제하기 위한 자구책이다. 소이치로가 에도에 당도한 후 에도 시내에는 갑자기 수법이 잔인하기 이를 데 없는 연쇄살인사건이 벌어지고, 주민들은 옷에 가문 문양도 없는, ‘근본 없는 낭인’인 그를 의심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소이치로는 주변의 이목을 의식하지 않는다. 그저 강한 상대를 찾아 돌아다니고, 진검보다도 날카로운 대나무 칼날의 검을 들고 귀신까지 베어버리는 극한의 검술을 보여줄뿐. 한편 소이치로의 이런 말도 안 되는 강함을 알아챈 동네 야경꾼 창잡이 미코시 다이자부로는 소이치로를 예의주시하게 되는데… 과연 소이치로는 피에 미친 악귀인가, 그저 동네 고양이와 대화를 나누는 괴짜인가. 그와 함께 다니는 이웃 소년 칸키치 만이 소이치로의 진면목을 어렴풋이 눈치 챌 뿐이다.
● 러프한 듯 디테일하게! 하지만 읽기 편하게!!
마츠모토 타이요의 작품 특성은 한 마디로 ‘러프함 속에 도사린 디테일’로 요약된다. 의미 없이 등장하는 듯한 인물과 배경 하나하나에는 전부 의미가 부여되어 있어 수많은 만화학도들이 멋모르고 따라했다가 빠져드는 ‘마츠모토 타이요式 주화입마’의 원흉이 되었다.
<죽도 사무라이> 또한 얼핏 보면 이제까지의 작품처럼 러프함 속에 디테일을 잔뜩 심어 놓았지만, 시대극에 최초로 도전하는 마츠모토 타이요는 <하나오> 에서 보여주었던 대중성을 다시 보여준다. 시대극에서도 여지없이 선보이는 특유의 카메라워킹은 물론 배경까지 하나의 등장인물로 여겨질 만큼 많은 의미가 부여되는 연출 방식은 여전하지만, <죽도 사무라이> 는 갸웃거림 없이 술술 읽혀 내려간다. 마츠모토 타이요의 2000년대 후반 작품 성향이라고 보아도 무방하지 않을까?
이러한 대중성은 그가 해외 번역판에 꼭 수록해달라고 요청한 권말 부록, <죽도 사무라이 길라잡이>에서도 강하게 묻어난다. 일본 원서에는 없는 해설 페이지에는 고풍스런 그림체로 작품의 배경과 당시 일본사회의 계급 구조에 대해 간략하지만 강렬하게 설명한다. 이제까지의 작품들에서 전력질주로 다른 작품들과의 격차를 벌려놓은 마라토너 타이요가 이제 연단에 늘어선 시민들 하나하나와 악수를 나누며 골인 지점으로 향하는 느낌이랄까. 작품 안에서 글쓴이와 그린이의 즐거움이 느껴지는 듯하다.
● 2권 스토리 요약
에도를 공포에 몰아넣은 심야 연쇄 살인극. 근본 없는 낭인 세노 소이치로는 당연히 용의자 선상에 오른다. 나가야의 주민들과 함께 순찰대를 조직해 살인범을 쫓는 소이치로의 앞에 정체불명의 복면 사내가 나타나는데…
한편 일엽편주에 몸을 싣고 에도에 입성한 수수께끼의 거한은 다짜고짜 소이치로를 지목하여 그의 주변을 맴돌기 시작한다. 압도적인 검솜씨와 폭력적인 성격, 그리고 쥐 한 마리를 데리고 다니며 애완동물로 삼는 괴이한 성격은 그의 정체를 더욱 미궁에 빠뜨리고, 결국 맞닥뜨린 거한과 소이치로! 그러나 소이치로는 그의 앞에서 검조차 뽑을 수 없었으니…
마츠모토 타이요가 그리는 검의 세계는 그렇게 더욱 깊고 날카롭게 펼쳐져 나간다!
● 3권 스토리 요약
어느새 에도에 정착하게 된 낭인 세노 소이치로, 그리고 그를 쫓아온 수수께끼의 무사 키쿠치 신노스케…
노골적으로 세노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며 에도 시내를 들쑤시고 다니던 키쿠치는 결국 기회를 엿보아 세노를 향해 서슬 퍼런 검을 빼어든다. 그런 키쿠치에 맞서 세노가 뽑아든 검은 다름 아닌 죽도… 세상을 벨 듯한 키쿠치의 흉검에 맞서 세노는 과연 특유의 발검(拔劍)으로 그를 제압할 수 있을 것인가! 두 검귀가 마침내 맞붙은 바로 그 때… 검을 뽑는 속도는 용의 승천, 베어버리는 기세는 흉포한 호랑이와 닮았더라!
● 4권 스토리 요약
시나노의 영주(다이묘)에게서 아내를 하사 받은 세노 소에몬은 특유의 뻣뻣한 성격으로 인해 아내와 함께 산 속 깊은 곳으로 내쳐진다. 그리고 그 부부는 그곳에서 아이를 낳았으니 그가 바로 ‘죽도 사무라이’ 세노 소이치로. 그러나 실상 이미 영주의 아이를 잉태하고 있던 그녀였기에 세노 소이치로는 다이묘 가문의 피를 이을 유일한 적자(嫡子)… 권력 다툼 속에서 껄끄러운 존재가 되어버린 세노 부자에게 ‘숙청’의 칼날이 다가오는데…
● 5권 스토리 요약
키쿠치 신노스케는 세노 소이치로 습격 후 잡혀 들어간 코텐마쵸 감옥에서 유리구슬 하나로 불을 지른 후 탈옥한다. 세노 소이치로를 노리며 그의 고향 시나노에서 파견된 자객 모리 삿사타로는 개울가에서 어린 아이와 놀고 있는 세노 소이치로와 목검 일합을 청한다. 한편 물러터진 사무라이 미코시 다이자부로는 세노 소이치로가 지니고 있던 명검 쿠니후사를 사들인 후 그녀를 꿈 속에서 만나는데…
● 6권 스토리 요약
세노 소이치로를 쫓아 에도에 온 사무라이 일당은 수수께끼의 자객에게 하나씩 살해당한다. 목숨에 위협을 느끼고 차차 위축되어가던 그들 앞에 그들이 목표로 삼았던 바로 그 자, 세노가 나타난다. 한편 한 자루 긴 창을 즐겨쓰던 ‘게 도련님’ 미코시 다이자부로는 죽음의 무사 키쿠치 신노스케를 알아보고는 그에게 한밤의 결투를 신청하고, 결국 한 떨기 핏빛 꽃잎으로 변하게 되는데…!